2025년 11월 16일

<span class="sv_member">경식</span>
경식 @hardtype
2025-11-16 23:49

흠!

내일... 약 삼십분 정도면 월요일이 된다. 그나마 출근하는 내근직이 아니라 타격이 덜하지만 그래도 일 하기 싫은 건 마찬가지다.

오전에 당일 업무 다 쳐내고(제발), 오후에는 커미션을 쳐내고... 그러면 하루가 다 간다. 아니 캐릭터 시트도 12월까지는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이거 어느세월에 하는지 모르겠네. 자꾸 커미션을 안 받으려다 돈에 허덕여 그만 들어오는대로 받아 버리니까 웹툰 준비에 진도가 안 나간다. 썩 좋은 상황이라고는 볼 수 없겠다.


어느순간부터 내 그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서 회복이 좀 더딘 것 같다. 애정이 식은 건 아닌데 웹툰 작화에 있어 상당히 '비효율적인' 화풍이라는 것을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고 효율을 추구하기에 내 쓸데없는 에고와 고집이 타협을 봐 줄지 나로서도 가늠이 안 가기 때문도 있겠다.


트위터에서 작화가 무너지거나 하는 것들을 조롱하는 플로우를 보면 웃기기보다는 슬슬 무섭다. 나는 내 그림의 컨디션이 그렇게 일관되거나 안정적이지 못하고 평소보다 퍼포먼스가 덜 나오는 때가 더러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중에 나 또한 저렇게 트위터에서 돌겠구나, 하는 생각까지 미치면 연재 때가 될 즈음에 그냥 작가 계정만 운영하고, 알림 끄고 트위터와 담 쌓고 지내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미친다. 아니 그전에 일단 무사히 준비부터 다 되어야만...


올 여름부터 지금까지 8살 때 태국 이후로 두번째로 가 보는 해외 여행인 올 12월의 중국 여행과 그 이전까지의 언어 공부, 그리고 웹툰 준비, 그리고 현업... 이런 게 한데 뒤엉켜 정신만 없고 영 실속 있게 살지를 못했던 것 같다. 마음만 붕 떠서는... 막상 우공이산마냥 쫌쫌따리 뭐라도 꾸준히 해 나갔으면 그나마 괜찮았을텐데 이거 찔러보고 저거 찔러보고 해서 멍든 복숭아 같은 멘탈만 애매하게 자리잡은 것만 같다. 약이 받쳐주니 무너질 수준은 아닌데... 그래도 썩 유쾌하진 못하다.


하고싶은 건 많은데 이게 단순히 조증삽화 때문에 드는 일시적인 착각인지, 그냥 조금 더 건강해져서 건강한 욕심이라는 게 생긴 건지 통 분간이 안 간다. 뒷심이 부족해서+ADHD 특유의 성취경험 부족+의욕?의지? 부진 어쩌고 저쩌고 때문에 스스로를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. 뭔가... 따지자면 그런 것에 목말라 있는 것 같다. 내가 뭐라도 좀 해냈구나, 나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, 하는 일종의 충족감과 만족감, 성취감 같은 걸 좀 느끼고 싶다. 사실 이 갠홈도 마찬가지다. 몇 번 쓰다 버려지는 게 아니라 제발 좀 꾸준히 하고... 그렇게 내가 허송세월하며 헛산 게 아니라 그래도 늘 무언가를 겪고 느끼고 내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구나 하는 걸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고 싶다.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수준까지는 그다지 바라지도 않고, 그냥 혼자서 뭐라도 좀 안정감 있게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. 노는 것이든, 자기계발이든, 돈 버는 것이든... 그냥 좀 뭐라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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